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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8일 공개된 대담에서 이선엽과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고금리 국면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산은 성장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금리가 시장을 꺾지, 실적이 시장을 꺾는 경우는 드물다”는 말이 이어졌다.

지금 시장이 딱 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주가는 빠졌고, 실적 좋은 중소형주들은 이유 없이 무너졌다. 이 글은 그 대담의 논리를 2026년 7월 12일까지 확인된 공식 수치로 하나씩 대조한 정리다.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왜 하필 성장주부터 무너지나
이유는 간단한 산수다. 성장주는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격에 미리 당겨온 주식이기 때문이다. 5년, 10년 뒤에나 본격적으로 돈을 벌 기업의 가치를 지금 값으로 환산하려면 할인율이 필요하다. 그 할인율의 뼈대가 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커지고, 먼 미래의 이익일수록 더 많이 깎인다. 매출을 내는 기업은 덜 깎이지만 기대만 있는 기업은 현재 가치가 크게 잘려나간다. 같은 AI 주식이라도 타격이 다른 이유다.
그래서 구분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이를 1차 AI와 2차 AI로 나눴다. HBM·GPU·데이터센터·냉각장치·첨단 패키징처럼 지금 주문과 매출이 일어나는 인프라가 1차 AI, AI 플랫폼이나 응용 서비스처럼 앞으로 생산성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영역이 2차 AI다.
고금리가 먼저 때리는 쪽은 2차 AI다. “AI 주식이 위험하다”가 아니라 “매출 없는 기대주가 위험하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금리가 시장을 꺾지, 실적이 꺾지 않는다”
이 대담에서 가장 날카로운 문장이었다. 논리는 이렇다. 금리 인상 초기에는 주가가 함께 오른다. 금리가 오르는 이유가 대개 경기가 좋아서이고, 절대 수준도 아직 낮기 때문이다.
문제는 절대 금리가 일정 레벨을 넘어설 때다. 은행 이자만으로 충분해지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사라진다. 유동성이 빠지고 그때부터 금리가 주가를 누른다. 실적이 좋아도 소용없다.
더 무서운 신호는 따로 있다. 중앙은행이 갑자기, 그리고 연속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다. 통화정책은 실물에 5~6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급하게 내린다는 건 경기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고, 지수는 마지막 랠리를 한 뒤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 한 번의 인하는 방향성을 만들지 못하지만, 긴급하고 연속적인 인하라면 경고 신호다.
이미 벌어지고 있다 — 유동성이 마르자 실적주도 나락
대담에서 나온 표현이 아프다. 돈줄이 막히면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특정 종목만 사려고 멀쩡한 주식을 팔아치우니, 실적 좋은 기업도 이유 없이 빠진다.

이건 정서적 진단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된다.
| 지표 | 확인값 | 의미 |
|---|---|---|
| 신용거래융자 잔고 | 38조6,328억원 (6월 24일, 사상 최대) | 빚내서 투자한 규모 |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융자 | 10조7,596억원 (7월 8일) | 7월 6거래일 만에 6,990억원 증가 |
| 반대매매 | 3거래일 연속 1,000억원대 | 2023년 10월 이후 2년 8개월 만 |
| VKOSPI(공포지수) | 3거래일 연속 80 초과 | 평상시 20선 초반, 30이면 고변동 |
| 고위험 투자 비율(한은) | 시총 대비 0.80% | 2020년 10월 전고점(0.76%) 상회 |
숫자를 풀어보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신용융자만 10조7,596억원이고, 7월 들어 6거래일 만에 7,000억원 가까이 불었다. 그런데 두 종목은 7월 들어 각각 16.77%, 17.51% 급락했다.
빚으로 산 주식이 급락하면 담보 비율이 무너지고 강제 매도가 나온다. 반대매매가 3거래일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한 건 2년 8개월 만이다. 한국은행도 신용융자·레버리지 ETF 잔액이 시총의 0.80%로 코로나19 때 전고점을 넘어섰다며 경계했다.
지금 주가를 흔드는 건 실적이 아니라 레버리지와 유동성이다.
저금리 30년을 떠받친 세 기둥이 무너졌다
서 교수는 지난 30년을 “기적의 대안정기”라 불렀다. 저금리, 저물가, 값싼 물류가 동시에 맞아떨어진 예외적 시기였다는 것이다. 그 기적을 떠받친 기둥이 셋인데, 지금 셋 다 흔들린다.
| 기둥 | 과거 30년 | 현재(2026년 7월) |
|---|---|---|
| 일본 초저금리 | 제로 금리, 엔캐리 자금 공급 | 기준금리 1.00%, 1995년 이후 31년 만 최고 |
| 중국 저임금 노동력 | 세계의 공장, 물가 안정 담당 | 고령화·임금 상승,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배제 |
| 세계화·낮은 물류비 | 가장 싼 곳에서 생산 | 관세·공급망 다변화로 비용 구조 상승 |
표를 문장으로 옮기면, 일본은행은 2026년 6월 16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올렸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ATM 노릇을 하던 일본이 정상화 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중국은 값싼 물건으로 사실상 전 세계 물가를 눌러줬지만 그 역할이 사라졌다. 세계화가 가장 싼 곳을 찾는 시스템이었다면, 탈세계화는 안전한 곳을 고르는 시스템이다. 안전에는 비용이 붙는다. 결국 지금의 고금리·고물가·강달러는 비정상이 아니라 기준선의 이동이다. 예전 금리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전략은 위험하다.
환율 1,500원, 이게 뉴노멀인가
대담의 답은 “그렇다, 다만 공포의 대상은 아니다”였다. 원·달러 환율은 7월 10일 1,501.4원에 마감했다. IMF 외환위기 때의 1,800~2,000원과 비교되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당시는 외환보유액이 없고 경상수지가 적자였다. 갚을 달러가 없어 기업과 은행이 무너진 유동성 위기였다.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경상수지는 흑자이며, 6월 수출은 월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었다.
즉 원화 약세의 원인은 국내 펀더멘털이 아니라 글로벌 달러 강세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현금을 쥐려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현금은 달러다. 실제로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다.
1,600원은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여러 악조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수준이라는 게 서 교수의 판단이다. 다만 환율이 높으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그게 다시 금리 인상 압력이 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탈세계화가 만든 수혜 산업
비관만 있는 건 아니다. 탈세계화의 핵심은 효율이 아니라 통제다. 배터리, 반도체, AI, 전력망, 방산은 이제 단순 상품이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으로 취급된다.
여기서 한국에 기회가 생긴다.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국이 배제되면 중국과 경쟁하던 한국 산업의 경쟁 강도가 낮아진다. 대담에서 꼽힌 예가 전력기기(변압기), 조선, 방산이다.
세 산업의 공통점은 중국과 정면으로 부딪히던 영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서방 공급망에서 빠지면 남는 선택지가 한국이 된다. 다만 이건 산업 구조의 이야기이지 특정 종목의 매수 근거가 아니다. 구조가 좋아도 개별 기업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은 따로 봐야 한다.
그래서 AI는 버블인가
이 대목에서 이선엽의 반론이 인상적이었다. “주가가 싼데 버블이라 부르는 첫 사례”라는 것이다. 버블의 조건은 두 가지다. 실적이 아니라 내러티브로 오를 것,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설비가 과잉 투자될 것.
지금은 둘 다 아니라는 주장이다. 1999년 초고속 인터넷은 누가 망을 더 까느냐의 싸움이라 성능 차이가 없었지만, AI는 반도체를 더 넣을수록 성능이 좋아진다는 점도 다르다.
흥미롭게도 한국은행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피 PER은 작년 말 10.0배에서 6월 23일 8.0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주가가 올랐는데 PER이 떨어졌다는 건 실적이 주가보다 더 빨리 늘었다는 뜻이다. 밸류에이션이 부풀어 터지는 전형적 버블과는 결이 다르다.
다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진짜 버블 신호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피지컬 AI가 시장을 주도할 때 나타난다. 서 교수는 각국의 설비 증설이 겹치는 2028~2030년쯤 공급 과잉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때가 진짜 시험대다.
내 계좌의 신호등 — 다섯 개만 보면 된다
거시경제를 전문가처럼 공부할 필요는 없다. 서 교수의 비유대로 거시 지표는 신호등이다. 대담에서 제시된 다섯 지표를 지금 값으로 채우면 이렇다.
| 신호등 | 현재 값(2026년 7월 12일 기준) | 보는 이유 |
|---|---|---|
| 미국 물가·금리 | 기준금리 3.50~3.75%, 2026년 PCE 전망 3.6% | 할인율의 뿌리 |
| 일본 금리·엔캐리 | 기준금리 1.00% (6월 16일 인상) | 글로벌 유동성의 수도꼭지 |
| 원·달러 환율 | 1,501.4원 (7월 10일 종가) | 수입물가·외국인 수급 |
| 한국 반도체 수출 | 6월 수출 1,022억 달러, 월간 첫 1,000억 달러 돌파 | 실적의 선행 지표 |
| 가계부채·레버리지 | 신용융자 38조원대, 반대매매 급증 | 하락 시 증폭 장치 |
표를 문장으로 정리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이고 물가 전망은 상향됐다. 일본은 6월 16일 1.00%로 올렸다. 환율은 1,501.4원, 6월 수출은 사상 처음 월간 1,000억 달러를 넘었다. 신용융자는 38조원대에서 반대매매가 늘고 있다. 실적은 파랗고 유동성은 빨간 신호에 가깝다.
은퇴를 앞둔 투자자 이야기도 덧붙인다. 정작 4050 이상이 2030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노후 소득이 부족하다는 불안과 상승장이 겹친 결과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회복할 시간이 짧다. 빚내서 몰빵하는 순간 투자는 투기가 된다. 지금처럼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으며, 주식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고, 필요하면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핵심 요약
- 고금리가 먼저 때리는 건 성장주다. 먼 미래의 이익일수록 할인율 상승에 더 많이 깎이기 때문이다.
- 같은 AI라도 매출이 나오는 1차 AI(HBM·GPU·데이터센터)와 기대만 반영된 2차 AI는 구분해야 한다.
- “금리가 시장을 꺾지 실적이 꺾지 않는다.” 특히 긴급하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경고 신호다.
- 신용융자 38조6,328억원(사상 최대), 반대매매 2년 8개월 만 최대. 실적주까지 무너지는 건 유동성 문제다.
- 일본 금리 1.00%(31년 만 최고)로 저금리 30년을 떠받친 기둥이 무너졌다. 고금리·강달러는 뉴노멀이다.
- 한국은행 기준 코스피 PER은 작년 말 10.0배에서 8.0배로 하락했다. 밸류에이션이 부푼 전형적 버블과는 다르다.
자주하는질문(FAQ)
Q1. 고금리면 AI 주식은 다 위험한가?
A1. 아니다. 매출과 이익이 실제로 나오는 영역과 기대만 반영된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 HBM·GPU·데이터센터처럼 지금 돈이 흐르는 인프라는 금리 상승을 상대적으로 덜 타지만, 5~10년 뒤 수익을 기대하는 응용 영역은 할인율 상승에 크게 노출된다.
Q2. 금리를 내리면 주식에 좋은 것 아닌가?
A2. 항상 그렇지는 않다. 중앙은행이 긴급하게, 그리고 연속해서 내린다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통화정책은 실물에 5~6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인하는 방향성을 만들지 못한다.
Q3.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빠지는 이유는?
A3. 유동성이 마르면 특정 종목을 사기 위해 다른 주식을 팔아야 한다. 2026년 6월 신용융자 잔고는 38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였고 반대매매도 2년 8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실적과 무관한 강제 매도 물량이 주가를 누른다.
Q4. 환율 1,600원도 가능한가?
A4.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여러 악조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수준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7월 10일 환율은 1,501.4원이며, 지금의 원화 약세는 국내 펀더멘털보다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이 크다.
Q5. 은퇴를 앞뒀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A5. 나이가 들수록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짧아지므로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빚을 내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방식은 특히 위험하다. 구체적인 배분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 출처
- 지식인사이드 — 고금리 시대에 가장 먼저 무너지는 자산(2026.07.08, 이선엽·서은숙)
- 파이낸셜뉴스(연합) — 한국은행 “빚투·레버리지 투자 금융불안 요인” 경계(2026.07.05)
- 한국경제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융자 10조7,596억원, 반대매매 공포(2026.07.09)
- 파이낸셜뉴스 — 금감원, 신용융자 37조·반대매매 급증 위험 점검(2026.07.07)
- 파이낸셜뉴스 — 반대매매 하루평균 500억 돌파, 신용융자 38조6,328억 사상 최대(2026.06.30)
- 제이누리 — VKOSPI 80 초과, 빚투·반대매매 급증(2026.06)
- 한국경제 — 일본은행 기준금리 1.00% 인상, 31년 만 최고(2026.06.16)
- 중앙일보 — 31년 만 최고금리 향하는 일본, 엔캐리 청산 우려는 제한적(2026.06.10)
- YTN — 6월 FOMC 기준금리 3.50~3.75% 동결, PCE 전망 상향(2026.06.18)
- MBC뉴스 — 워시 체제 첫 FOMC, 연내 인상 가능성(2026.06.18)
- 트레이딩이코노믹스 — 한국 6월 수출 1,022억 달러(+70.9%), 물가 3.2%
- 헤럴드경제 — 원·달러 환율 동향(2026.07.08)
- 아주경제 — 7월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전망 설문(2026.07.09)
- 한국은행 — 기준금리 추이(공식 통계)
- 파이낸셜뉴스 — 상반기 외국인 코스피 150조 순매도(2026.07.06)
- 파이낸셜뉴스 — 메모리 피크아웃 논쟁과 빅테크 실적 전망(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