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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가 먼저 잡아먹는 일자리는 단순 노동이 아니다. 비즈니스, 금융, IT, 법률처럼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돈도 많이 버는 직업이다. 우리가 ‘좋은 직업’이라 불러온 것들이다.

2026년 7월 11일 공개된 대담에서 뇌과학자 김대식 KAIST 교수와 거시경제 전문가 오건영 단장이 내놓은 진단이다. 두 사람의 논리를 7월 12일까지 확인된 공식 수치로 대조했다.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왜 하필 좋은 직업부터 무너지나
대담에서 인용된 앤트로픽의 분석 결과는 직관에 반한다. 에이전틱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갈라 보니 이런 그림이 나왔다.
| 구분 | 해당 직군 |
|---|---|
| 에이전틱 AI가 대체 가능 | 비즈니스, 금융, IT, 법률 등 사무·전문직 |
| 당장은 대체 어려움 | 건설, 배관 등 현장 기술직 |
| 단, 피지컬 AI가 오면 | 현장 기술직도 잠식 범위에 들어감 |
표를 문장으로 옮기면, 지금 대체되는 쪽의 교집합은 고학력·고연봉이다. 판교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개발자가 바이브 코딩 확산으로 해고되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대치동에서 아이들을 국영수 학원에서 빼 예체능 학원으로 옮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김 교수는 여기에 선을 그었다. “AI 시대엔 이걸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를 오히려 의심하라는 것이다. 아무도 겪어본 적 없는 시대이므로 정답을 아는 사람도 없다.
전쟁이 터졌는데 설비투자가 늘었다
오 단장이 교과서가 깨졌다고 말한 대목이다. 경제학은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이 설비투자를 줄인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이 레이스에서 떨어져 나가면 미래가 없다는 두려움이다. 둘째, 이미 쏟아부은 돈이 매몰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CEO 입장에서는 멈추는 게 아니라 “못 먹어도 고”가 합리적 선택이 된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하반기에 공사비도, 반도체 값도, 에너지 값도 오른다면 어떻게 할까. 미루는 게 아니라 앞당기게 된다. 비용 상승 전망이 투자를 늦추는 게 아니라 가속시키는 구조다. 골드만삭스의 데이터센터 투자 전망치가 연초보다 오히려 늘어난 이유가 여기 있다.
연준 점도표가 이상하다 — 올해 올리고 내년 내린다
6월 FOMC는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데뷔전이었다. 기준금리는 연 3.50~3.75%로 동결됐지만, 점도표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
3월에는 인하를 찍었던 위원들이 6월에는 인상 쪽으로 돌아섰다. 연말 금리 중간값은 3.8%로 올라갔고, 위원 9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그런데 정작 내년은 다시 인하로 찍혀 있다.
보통 금리는 사이클을 탄다. 올리면 2~3년 올리고, 내리면 2~3년 내린다. 올해 올리고 내년 내리는 그림은 낯설다. 오 단장은 이걸 AI를 보는 관점의 차이로 읽었다.
AI는 단기적으로 수요를 폭발시켜 물가를 밀어 올린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기·반도체·건설 자재가 필요하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를 눌러준다. 워시 의장도 공급 측 효과는 ‘기대’지만 수요 측 효과는 ‘명백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지금 올려두면 내년에 안정될 때 내릴 수 있다는 계산이 점도표에 그대로 찍힌 셈이다.
90년대가 알려주는 것
오 단장이 그린 2×2 매트릭스가 핵심이다. 성장(고·저)과 물가(고·저)를 교차하면 네 개의 사분면이 나온다.
| 사분면 | 대표 시기 |
|---|---|
| 고성장·고물가 | 2000년대 중국발 원자재 슈퍼사이클(유가 배럴당 150달러) |
| 저성장·고물가 | 1970년대 석유파동(공급망 충격) |
| 고성장·저물가 | 1990년대 IT 혁명(생산성 혁명) |
| 저성장·저물가 | 일본의 잃어버린 시대, 금융위기 직후 |
생산성 혁명은 고성장·저물가라는 가장 행복한 사분면을 만든다. 같은 1,000원으로 10개를 만들던 걸 로봇이 100개 만들면 원가가 10분의 1이 된다. 싸지니 수요가 늘고, 그래서 성장하는데 물가는 안 오른다.
문제는 여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1996~98년은 이 사분면이 맞았다. 그런데 99~2000년이 되자 사람들이 생산성이 높다는 걸 알아챘고, 그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자산 가격이 뛰자 그걸 담보로 소비가 늘었고, 결국 물가가 올라왔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4.75%에서 2000년 5월까지 6.5%로 올렸다. 자산시장이 무너졌고, 오른 자산 가격에 기대던 소비도 꺾였다. 2001년에는 저성장·저물가로 굴러떨어졌다. 혁신은 한 사분면에 머무르지 않고 계절처럼 돈다.
참고로 이 시기 연준을 이끌던 앨런 그린스펀은 2026년 6월 22일 100세로 별세했다. 공교롭게도 워시 의장은 첫 회의 성명을 130여 단어로 줄이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삭제해, 그린스펀식 ‘건설적 모호성’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자산격차는 벌어진다
오 단장의 진단은 냉정하다. 역사적으로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때마다 양극화는 극단적으로 확대됐다. AI는 그 생산성 향상의 극단이다.

구조가 그렇다. AI의 이익은 빅테크, 에너지 기업, 반도체 기업 같은 극소수에게 쏠린다. 반면 실업 증가 같은 사회적 비용은 모두가 나눠 진다. 그래서 탄소배출세처럼 ‘토큰세’를 매겨 격차만큼 되돌리자는 논의가 나온다.
다만 두 사람 모두 회의적이었다. 조세는 합의가 필요한데 2026년의 세계에서 그 합의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지금은 각국이 AI 패권을 놓고 블록을 쌓는 국면이지, 세금을 나누는 국면이 아니다.
오건영의 답 — “금융의 주인이 되라”
그럼 개인은 뭘 해야 하나. 오 단장의 답이 이 대담의 제목값을 한다. 적응력만으로 커버되지 않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모두가 그 분야의 톱이 될 수는 없고,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톱이 다 가져간다.
그래서 그는 “금융의 주인이 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내가 그 산업에 종사할 수 없다면, 그 산업의 주주가 되는 길이 있다는 논리다. “미국이 부럽다”가 아니라 “미국의 주주가 될 수 있지 않나”라는 발상이다.
다만 이 말을 오해하면 위험하다. 특정 종목을 사라는 뜻이 아니다. 그가 말한 건 노동소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시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지, 투자 종목 추천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고, 90년대 사례가 보여주듯 생산성 혁명의 한복판에서도 자산 가격은 폭락할 수 있다.
김대식의 답 — 적응력, 메타인지, 회복탄력성
김 교수의 답은 조금 다르다. “미래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뿐”이라는 것이다.
비유가 인상적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지 3년 뒤, 사업가 둘이 있다. 한 명은 책을 읽고 고민한다. 다른 한 명은 일단 배를 탄다. 성공 확률이 높은 쪽은 후자다.
AI 시대의 처방도 계속 바뀌어 왔다. 2023년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2024년엔 AI 도구 활용, 2025년엔 바이브 코딩, 2026년엔 나 대신 일하는 에이전트를 여러 개 돌리는 능력이다. 처방의 유효기간이 1년도 안 된다는 게 오히려 답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가 꼽은 건 지식이 아니라 태도였다. 적응력, 메타인지, 회복탄력성. 드론 조종사가 유망하다고 해서 학원에 갔는데 에이전트가 드론을 몰고 있으면, 빨리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테크는 있는데 에너지가 없는 나라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짚은 지정학이 뼈아프다. AI 시대에 아이디어의 한계비용은 0에 수렴한다. 반면 에너지는 쓸수록 비싸진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테크보다 에너지가 결정적일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나라를 나누면 넷이다. 둘 다 가진 나라, 테크만 있는 나라, 에너지만 있는 나라, 둘 다 없는 나라. 대담에서 한국은 ‘테크는 있는데 에너지가 없는 나라’로 분류됐다. 일본과 대만도 같다.
덧붙이자면, 소스에서 다룬 앤트로픽의 미토스 이야기는 사실관계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미토스 프리뷰는 2026년 4월 7일 공개됐고 일반 출시는 하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 글래스윙이라는 방어 연합체를 통해 제한 제공됐는데, 6월 2일 확대로 15개국 150개 조직으로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도 포함됐다. 대담에서 언급된 것과 달리 한국 기업이 배제된 상태가 아니다. 중국 정부의 접근 요청은 거절됐다.
모든 수치는 확인 시점 기준이며 전망은 바뀔 수 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으며,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고, 필요하면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핵심 요약
- 에이전틱 AI가 먼저 대체하는 건 비즈니스·금융·IT·법률 같은 고학력·고연봉 직군이다. 건설·배관 등 현장직은 상대적으로 늦다.
- 전쟁 중에도 AI 설비투자가 늘었다. 레이스 탈락 공포와 매몰비용, 그리고 비용 상승 전 앞당기기가 겹친 결과다.
- 6월 FOMC 점도표는 올해 인상, 내년 인하를 동시에 찍었다. AI가 단기엔 수요를 밀어 물가를 올리고, 장기엔 생산성으로 물가를 누른다는 해석이다.
- 90년대 IT 혁명은 고성장·저물가로 시작했지만 자산가격 급등이 물가를 밀어올렸고, 연준이 6.5%까지 올리자 버블이 붕괴했다. 혁신은 한 사분면에 머물지 않는다.
- 오건영의 답은 “금융의 주인이 되라”였다. 다만 종목 추천이 아니라 노동소득 의존에서 벗어나라는 인식의 문제다.
- 김대식의 답은 적응력·메타인지·회복탄력성이다. AI 시대의 처방은 1년마다 바뀌어 왔다.
자주하는질문(FAQ)
Q1. AI가 왜 고연봉 직업부터 대체하나?
A1. 에이전틱 AI가 잘하는 일이 문서·분석·코드처럼 디지털로 완결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금융·IT·법률이 여기 해당한다. 반대로 물리적 현장이 필요한 건설·배관 등은 상대적으로 늦게 영향을 받는다.
Q2. 전쟁이 나면 투자가 줄어야 하는 것 아닌가?
A2. 교과서는 그렇게 말하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반대였다. AI 레이스에서 탈락하면 미래가 없다는 판단과 이미 투입한 매몰비용, 그리고 하반기 비용 상승 전망이 겹치면서 투자가 오히려 앞당겨졌다.
Q3. 연준은 왜 올해 올리고 내년 내린다고 하나?
A3. AI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장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물가를 밀어 올리지만, 생산성 개선이 나타나면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점도표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Q4. “금융의 주인이 되라”는 무슨 뜻인가?
A4. 특정 종목을 사라는 권유가 아니다. 내가 종사할 수 없는 산업이 부를 독식하는 구조에서 노동소득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의 전환을 뜻한다. 실제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며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Q5. AI 시대에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
A5. 대담의 결론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태도였다. 적응력, 메타인지, 회복탄력성이다. 처방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AI 도구, 바이브 코딩, 에이전트 운용으로 매년 바뀌어 왔다는 사실 자체가 근거다.
참고 출처
- 지식인사이드 — AI 시대 자산격차(2026.07.11, 김대식·오건영)
- YTN — 6월 FOMC 기준금리 3.50~3.75% 동결, 점도표 상향(2026.06.18)
- MBC뉴스 — 워시 체제 첫 FOMC,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2026.06.18)
- 뉴스핌 — 앨런 그린스펀 별세, 워시의 ‘건설적 모호성’ 회귀(2026.06.22)
- YTN —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별세, 향년 100세(2026.06.22)
- 디일렉 — 앤트로픽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와 프로젝트 글래스윙 출범(2026.04.08)
- 와우테일 — 글래스윙 확대, 15개국 150개 조직에 삼성·SK하이닉스·SKT 포함(2026.06.03)
- 안랩 — 미토스란 무엇인가, AI 공격의 본질과 대응(2026.04)
- 이코노미조선 — 미토스 공포와 금융권 긴급 점검, 과장 논란(2026.04.25)
- 위키백과 — 클로드 미토스 개요와 각국 대응
- 한국은행 — 기준금리 추이(공식 통계)
- 파이낸셜뉴스 — 한국은행, 빚투·레버리지 투자 경계(2026.07.05)
- 파이낸셜뉴스 — 메모리 피크아웃 논쟁과 빅테크 실적 전망(2026.07.11)
- 경향신문 — 3대 메가프로젝트 1500조 투자 발표(2026.06.29)
- 헤럴드경제 — 원·달러 환율 동향(2026.07.08)